이 질문은 2019년 12월 서울의 몇몇 대학에서 열린 강연 주제였습니다. 이 강연에 참여한 일본 AI 로봇 ‘나오’는 “AI는 인간 정치인과는 달리 사리사욕이 없고 특정한 조직이나 단체에 연계돼 있지 않다.”라고 말하며, 인간과는 차별화되는 AI의 객관성을 강조하여 AI도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일본에서는 AI가 시장 후보로 출마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투표 결과 AI 후보는 3위로 낙선했지만 4000표 이상을 득표하였습니다. 이는 AI 정치인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님을 시사합니다.
미래학자들 중 일부는 정치 영역만큼은 AI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세계인공지능협회장 벤 고르첼은 “세상은 사람이 결정하기에 너무 복잡하므로 결국에는 인공지능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함께 미국에서는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기반 로바마(ROBAMA, ROBotic Analysis of Multiple Agents)를 2025년까지 개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로봇과 오바마를 결합한 이름의 로봇 대통령 ‘로바마’는 법, 정책, 뉴스, 소셜 미디어 정보를 종합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AI 정치인입니다.
AI 정치인의 특징으로는 무한한 기억력, 선입견과 편견이 없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2017년 뉴질랜드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AI 정치인 ‘SAM’은 “나의 기억은 무한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질문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등장 당시에는 로봇 형태의 하드웨어를 갖추진 못하고 소프트웨어 형태로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정치 이슈에 답을 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시장 후보로 출마한 AI나 로바마와 같은 사례로 알 수 있듯 AI 정치인은 어느덧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AI 정치인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들은 기존의 정치인들이 가진 한계(기억력, 도덕성, 중립성 등)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객관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AI 정치인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알고리즘이 하는 결정 또한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AI 역시 AI 개발자의 관점과 편견을 담아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을 외친 링컨의 말처럼 민주주의 정치의 구현이 이제 더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꿈꾸어야 하는 미래가 될 수도 있습니다.